<새집으로 이사 간다>
요즘 저는 많이 들 떠 있습니다.
생전 처음 직접 몸으로 느끼는 이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아때 이사를 했다는
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지금 사는 동네를 완전히 벗어나는 이사라 더 기대가 되는 한편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기대하는 진짜 이유는 새로 살게 될 집은 지금 집보다 좋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지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에게 300원을
빌린 적이 있습니다.그런데 그 녀석이 그 날 따라 300원을 오늘 꼭 달라고 동네까지 쫓아 왔습니다.저는 그 당시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 낡은
집이어서 그 친구에게 보여주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괜히 다른 집앞에 가서 "여기가 우리 집이야"하고 속였습니다.그런데 빌린 돈을
가지고 나오라고 기다리고 있어서 할 수없이 계속 동네를 돌아 다니는데, 어쩌다가 진짜 우리집을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 친구가 하는 말.."야!, 이 집 뭐야? 뭐 이렇케 거지같은 집이 있어. 인간이 이런데서도 살 수 있나보지." 그 순간
가슴이 철렁 했습니다.그 친구는 아직도 그 곳이 우리집이라는 것을 모릅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하루의 많은 부분을 새로 살게 될
곳을 상상하며 기쁨으로 보냅니다. 학교는 어떨까,거기에 있는 수퍼는 어떻게 생겼을가? 이렇게 재미있는 상상을 하다가도 곧 헤어 질 친구들과 매일
보는 우리 동네 사람들은 계속 살고 있을 것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면 다시 우울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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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오랫동안 달동네에서 나눔 활동을 하고 계시던 성직자 한 분이 다른 지역으로 전임을 가게 되었는데 자녀가 쓴 생활나눔의 일부분입니다.
성직자 부부는 사명으로 달동네에서 어려움 속에서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셨습니다. 어린자녀는 항상 밝게 웃으며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공부 잘하는 모범생들이랍니다.하지만 어른이 무심히 넘길 생활에 대한 약간의 불편함들이 어린 마음에 있었는가 봅니다.
나눔의 집에도 요즈음에는 불황으로 인해 후원이 많이 끊기어 여러 가지 수익 사업을 벌린답니다. 지금도 여러 사람이 시간이 나는
대로 직접 물건을 만들어 저렴하게 인건비만 남기고 팔아 운영한답니다.
찾아주신 님들
소망하시는 일 모두 잘 이루어지고
항상 건강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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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사람들>
1.화재로 거의 다 타버린 우리들의 터전을 재건하기로 결의하고 한편으로는 밤낮 없는
공사를 하는데, 알고 있는 모든 청소년,어른들까지 달동네 꼭대기까지 모래와 시멘트를 골목골목 짊어지고 올라와서 일손을 거들며 함께 공사를
도왔다.
여기저기에 공사비 후원을 받기 위해 분주하게 다니던 그 때 두 사람이 공사 현장으로 찾아 오셨다. 제법 두툼한 봉투를
조심스럽게 내어 놓으시면서 말씀하셨다. "누군가 수도회 건물을 지을 때 쓰라면서 봉헌한 것인데 지금은 수도 건물보다는 이 곳 상황이 더
급하니까...."
그 후 그 수도회는 10년도 더 지난 지금에서야 지방에 수도원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2.그 당시
화재로 불타기 전 낡은 집의 벽에 걸려 있던 저의 예복들도 그 때 불에 탔습니다. 그 예복들은 장인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었습니다. 아마 그
당시에 실무자 선생님들과 공부방 선생님들의 마음이 꽤 아팠었나 봅니다. 지금 예복은 그 때 선생님들이 마련해 주신 것입니다.영대는 하나님교
수녀님들께서 나중에 손수 만들어 주셨답니다. 앞으로 오래 입겠습니다.
3.새로 지은 집은 다 좋았는데 다만 한가지 비만 오면
지붕이 새는 아픈 추억이 있었습니다. 그 날도 꽤 많은 비가 내렸고, 올라 가 보니 지붕 이곳저곳에서 빗물이 떨어지고, 빗물이 방바닥에
가득하였습니다. 주섬주섬 바닥을 닦고 있는데 한 분이 걱정이 되어 비를 흠뻑 맞으며 들어 오셨습니다. 그 때 그 분도 저와같은 생각을 했답니다.
"지금 집에는 아무도 없을 거야"
4.달동네 재건축으로 빈집들의 철거가 어느 정도 되었을 때, 정말로 그 큰 산 언덕에 거의
우리집과 공부방만 동그라니 남게 되었답니다. 참으로 어려웠던 그 때 공부방 식구들과 힘을 모아 새로운 공동체를 시작하기로 결의하고 새로운 나눔
활동을 하기 위해 밤을 세워 기획하느라 라면을 끓여 먹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함께 했습니다. 그 분들과 그 장면을 지금도 생생히 잊지 못하고
기억합니다.
5.여러가지 나눔 활동이 이제는 어엿한 사회적 활동으로 발돋음하는 사업도 있습니다.하지만 많은 분들이 고생하여 왔고
여전히 너무나 힘들고 어렵습니다."지금까지는 땀을 흘리며 일해 왔는데 앞으로는 피를 흘리며 일할 생각입니다" 라고 다짐하면서 새벽잠을 마다하고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반드시 좋은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 분들과 포장마차에서 한 잔 한 뒤 헤어져서 악수를 하다가
그 친구들의 손이 불과 몇 개월만에 몰라 볼 정도로 거칠어진 것을 알게 된 적이 있습니다.소스라치게 놀랐고 미안했습니다.차마 인사를 나누지도
못한 채 헤어져 돌아 올 때 행여나 누가 볼까 봐 연신 눈을 비벼 물기를 닥았습니다.
6.청소년들과 나눔 활동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너무나도 예쁘고 야무진 활동이었습니다.그 때 만난 청소년들이 우리에게 들려 준 많은 이야기들,서러운 삶의 흔적들이 오랫동안 저의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그 친구들에게 친구가 될 수 있음은 얼마나 큰 행운인 지 모릅니다. 지금도 어딘가에 비를 맞으며 홀로 걸어 가고 있을 그
젊은 친구들이 많이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생각해 보면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지역의 소중한 일꾼들, 좋은 의원님들,훌륭한 의사
선생님들, 동지같고 동생같고 아들딸같은 실무자 선생님들, 청년과 청소년들, 그리고 결혼하여 어언 어버이가 되었거나 곧 될 사람들, 너무나도
좋은분들 다들 반가웠고 그 동안 행복 했습니다.고맙습니다.
제게 있어서 나눔의 집은 현장이었고 동시에 학교였습니다.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고 느껐습니다. 잊지않고 변함없이 살겠습니다. 가난의 영성이 언제나 우리 모두를 떠 받칠 것입니다.
그 때 그 사람들,
우리 나눔의 집에는 언제나 그런 분들이 있으니까, 여러분 모두 행복한 분입니다. 그런 줄 아시고 잘 먹고 잘 사십시오.늘 구원의 노래가 흘러
나오고 그 노래 속에 묻혀 사는 나눔의 집 사람들이 되시기를 바라며 저도 그렇게 기도 드리겠습니다.
<그
사람에게>
아름다운
하늘 밑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쓸쓸한 세상 세월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다시는
못 만날지라도 먼 훗날
무덤 속 누워 추억하자.
그 날, 우리 왜
인사도 없이
지나쳤던가,하고 <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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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전임하는 어느 성직자 자녀의 생활 나눔글 일부를 소개해 드렸었는데 이번에는 그 성직자님의 전임 고별사의 일부를 적어
보았습니다.
어떤 친구가 글 중에 "어느 자리에 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했느냐, 어떻게 할려고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한 말이 생각이 납니다.
잠시 가던 길 멈추고 생각해 봄직한 "그 때 그 사람들"인 것 같아서,,,,,,,,
그 때 그 사람들을 기억하는 아름다운
마음과 그 때 그 사람들에 대해 잠시 ,,,,,,,,,,
얼마전 모부대장 이취임식에 우연히 참석했는데 부대장이 이임사를 낭독중에
구석구석을 회상하며 함께했던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다가 말문이 막혀 울먹이며 한 동안 원고를 못 읽는 순간 참석한 모두 숙연한
분위기였답니다. 나중에 몇 번 눈물을 흘리며 눈물을 닦는 모습에서 그 분의 그부대에 대한 애정에 모두의 가슴이 뭉클해 졌답니다.
우리나라에 그토록 자신이 하는 일에 애정이 넘치게 최선을 다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을 보면서 정말 든든했답니다.
우리 님들 모두 하는 일들마다 잘 이루어지고 하는 일들에 애정이 듬뿍 배어 났으면 해서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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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리앙 떼리앙 http://blog.daum.net/mysterian Y 2005.03.26 08:46:54
나누고, 베풀고, 서로 보듬어주는 세상,
자신의 자리에서 주어진 것들을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어야하는데...,
요즈음은 진실한 정을 주기도, 받기도 조심스러워요..ㅠㅠ,
오늘도 아침 일찍 다녀 가셨네요
*^_^*
이 글 올리신 시간으로 보아 두시넘어 주무셨을텐데요...,
전 게으름뱅이라서 하루 여덟시간은 꼭 자야해요
..^_^..
좋은 주말, 보람있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Mysterian 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