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미소

내 친구

가랑비01 2006. 11. 28. 21:03

<내친구>

해맑은 미소일기
2006년 11월

 

 

유치원 처음 갔던 날
노오란 개나리반이 되었던 날
아빠가 물어 보았어요
친구가 생겼느냐고
나는 아는 친구가 없었어요.

 

어느 무더운 여름날
신나게 아이스크림을 먹던 날
아빠가 물어 보았어요
친한 친구가 누구냐고
나는 열명도 넘는 친구 이름을 말해 주었어요.

 

유치원에 장미반이 되던 날
달콤하고 쌉쌀한 초코렛을 먹던 날
아빠가 물어 보았어요.
친한 친구가 누구냐고
나는 한 여자 친구의 이름을 말해 주었어요.

 

흰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노글노글 뜨거운 피자를 먹으면서
아빠가 물어 보았어요.
친한 친구가 누구냐고
나는 한 여자 친구의 이름을 말해 주었어요.

 

호호호 호빵을 먹던 날
내가 한 명의 여자 친구 이름만 안다고
어른들이 소곤거렸어요.
아빠는 큰 소리로 웃으면서
이제야 깨달음을 얻었다며
내가 인기 많은 아빠를 닮았다네요.

 

 

==추신==

<일년전>

 

"미소야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니?"

"우리 엄마"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으니?"

"우리 엄마"

 

<요즈음>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니?"

"최 장미"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으니?"

"최 장미"

"너 엄마가 좋으니 장미가 좋으니?"

"최 장미"

"너가 뭘 알고 그러니?"

"나 최 장미 무지 좋아하고 사랑해. 앞으로 결혼 할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