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미소

대표기도

가랑비01 2007. 1. 7. 23:34

해맑은 미소일기

<대표기도>

2007년 1월7일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나는 일주일 동안 일요일이 기다려 집니다.

일요일에 교회 유치부에서 예배를 드리는 일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나는 집에 일이 있어 외출하게 되면 교회를 가지 못할까 걱정되어 엄마 아빠에게 교회가는 날이라고 꼭 이야기 드립니다. 나는 도봉 도서관을 아빠와 자전거를 타고 가거나 아빠와 같이 장난감 배달을 가면서 교회 근처를 지날 때가 많습니다. 그 때마다 우리 교회라고 아빠에게 자랑하고 유치부실을 가리키면서 교회에서 일어난 일을 큰 소리로 재미있게 꾸미며 이야기 합니다.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밥을 먹고 교회갈 준비를 했습니다. 아빠는 어제 눈이 펑펑 쏟아지고 오늘은 날씨가 쌀쌀해져서 빙판길이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형아와 내가 교회 가기를 서두르자 이 추위에도 교회를 빠지지 않고 열심히 가는 것이 모두 하느님의 은혜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간단히 밥을 먹고 교회를 가려고 하던 나는 갑자기 발을 동동 굴렸습니다. 새로운 교회 선생님이 오늘 내가 기도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깜박 잊었습니다. 작년에는 나는 천사반이었는데 새해가 되면서 열매반이 되고 선생님도 젊고 예쁜 여자 선생님이 새로 우리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어떻게 기도를 해야 되는 지 물으니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게 하라고 하는 데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평소 때 이론적으로 기도가 어떻고 하나님 말씀이 어떻고 아는 체하며 큰소리치던 아빠는 기도문을 몇 번이나 쓰는 척하며 갸우뚱거리더니 엄마에게 맡겼습니다. 

 

 "하나님 안녕하세요?  저 미소입니다. 오늘도 하나님 만나러 와서 기뻐요. 하나님 맛있는 것 많이많이 드시고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세요. 저희들도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씩씩하게 잘 자라겠습니다.고맙습니다. 하나님 안녕히 계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사랑의 하나님, 고맙습니다. 저희들에게 좋은 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얘배를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좋은 말씀 듣고 매일 기도하며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튼튼하게 자라겠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엄마가 나에게 이렇게 쓰면 되느냐고 물어 보면서 간단히 기도문을 써 주셨습니다. 교회 유치부에서 기도 시간이 되어서 또박또박 읽으며 기도를 하였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형아가 유치부 실에 나를 데리러 왔는데 선생님이 오늘 내가 기도를 아주 잘 했다고 형아에게 말했습니다.

 

 집에 와서 아빠에게 형아가 오늘 내가 기도를 아주 잘 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빠는 오늘 내가 전체 유치부 어린이 백여명을 대표해서 기도했다고 하니까 큰 일을 하였다고 싱글벙글 웃으며 칭찬해 주셨습니다. 아빠는 내가 기도를 해야 한다고 해서 우리 열매반을 위한 기도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새해 첫주일 전체 유치부 대표 기도인 줄 알았으면 좀 더 신경써서 멋있게 기도문을 적어 주었을 텐데 하고 아쉬워 했습니다.아빠가 교회에서 했던 기도문을 나에게 보자고 해서 나는 선생님이 교회 유치부에 보관해 두셨다고 말했습니다. 아빠는 기도 내용이 무슨 내용이었냐고 나에게 물어봤는데 나는 기억이 안나서 잊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아빠는 형아와 나에게 기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는 성경에 나온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이 어떻게 기도했으며 어떻게 하나님을 만났는지 찾아보고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기도하면 된다. 대표기도는 아주 중요하여 대표기도에 은헤를 받은 경우가 많다. 예수님은 중언부언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성경에서 우리가 평소 이해하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중언부언의 기도를 찾으라면 다니엘과 예수님을 들 수 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중언부언은 이방인처럼 마음 속에 진실로 하나님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구체적으로 마음을 향하지 아니하고 필요없이 말을 많이 하지 말라는 뜻이다.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하나님이 아시고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께 갈급하게 바라게 되면 같은 말을 수 없이 반복하게 되고, 우리가 마음에 더 갈급해지면 음절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게 되고, 더 간절해지면 말로 표현이 되지 않고 울음이 된다. 말로 하지 못하고 꺼이꺼이 울부짖는 그 기도가 수많은 논리를 앞세운 논리적인 기도보다도 하나님의 마음을 울릴 수도 있다.예수님도 갯세마네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며 밤새껏 기도하고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세번 말씀하셨다. 갯세마네 동산에서 밤새워 하신 기도는 세가지로 압축이 되어 반복되면서 결국 처절한 하나의 기도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은 은혜의 보따리를 들고 바람이 되어 우리 주위에서 문을 두드린다. 문제는 죽은 사람은 호흡을 하지 못하고 외부와 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도는 숨을 쉬는 것이기 때문에 은혜를 주시려고 문을 두드리는 하나님을 믿고 나의 막힌 문을 활짝 열어 젖히는 것이다. 열어 젖히는 것은 믿음을 갖는 것이고 은헤의 소통을 원활이 하기 위해서는 수 없이 마음을 반성하여 정결하게 하는 것이다. 회개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무수히 들어와 역사할 수 있게 한다.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듯이 믿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커다란 계획이 믿는 그 순간에 선포되었고 세부적인 천지창조의 일은 하나님의 뜻을 알고 하나님이 하시는 순서대로 내 몸을 맡기는 것이다.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나에게도 이루어 지는 것이다. 나에게 이루어지는 응답은 사랑이며 나의 기도는 사랑을 이루기 위해............

 

 형아와 나는 처음에는 조금 듣다가 장난을 치면서 놀이에 열중하였다. 도중에 엄마가 오셨는데, 엄마도 성서적인지 모르겠다며 실천이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듣는둥마는둥 했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혼자 신이나서 기도에 대해 듣는 사람없이 끝없이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