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나눔

하느님 나라와 회개

가랑비01 2007. 1. 15. 17:18

<하느님 나라와 회개>
                         가브리엘

 

 [요한이 잡힌 후에 예수께서 갈릴리에 오셔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때가 찼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가1:14)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의 첫 공생애의 출발점이기도 한데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시는 것으로 그 첫 출발을 하고 계십니다. 아마도 '하느님 나라'에 대한 이해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일 만큼 중요하면서도 동시에 그에 대한 이해도 많은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느님 나라'라 하면 천국(天國)이나 천당(天堂)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성서에서도 '천국'의 개념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 천국(天國) 즉 하늘 나라(kingdom of heaven) 라는 표현은 마태 복음에 총 32회나 등장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마태복음의 '하늘나라'라는 표현에서 우리들이 흔히 '하느님 나라'를 이 세상을 떠나 죽어서 가게 되는 저 하늘에 있는 나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유대적인 성격이 강한 마태오복음에서는 유다인들이 전통적으로 '하느님'이란 표현을 너무 성스러운 것으로 여겨 가벼이 스지 않았기 때문에 보두 '하늘 나라(kingdom of heaven)라고 한 것이며, 이와는 달리 마가나 루가는 비유다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인 '하느님나라'(kingdom of God)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늘 나라'(바실레이아 톤 우라논)와 하느님 나라(바실레이아 투 테우)에 공히 사용되고 있는 '바실레이아'라는 낱말은 '다스리다'라는 의미로 왕이 다스리는 당과 같은 공간 개념이 아니고, 왕의 다스림을 뜻하는 통치개념입니다.

 

 때문에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는 것은 쉽게 말해서 '하느님이 다가 오셨다'는 것이며, '하느님 나라로 들어 간다'는 것은 결국 '하느님께로 간다'는 뜻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는 하느님을 왕으로 인정하면 곧 그분의 다스림을 받아들인다는 듯이 되며, 매순간의 결단들이 이어져 결국 하느님의 다스림을 온전히 경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방해없이 하느님의 통치가 자연 그대로 이루어지는 곳, 거기가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런 듯에서 예수님이야말로 걸어 다니는 '하느님 나라'이신 것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통치를 받아들이겠다는 그리스도인들의 실존적인 결단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렇게 바로 이러한 점에서 하느님 나라를 맞이하기 위해 '회개'가 필요한 것입니다. 회개는 자신의 지난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자신을 힐책하는 후회와는 다른 것입니다. 회개는 완전히 삶의 방향이 전환되는 것입니다. 세상의 가치로 살던 삶이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완전히 돌아서는 것입니다.

 

 즉,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회개를 하여야만 한다는 것은, 다시말해 '하느님의 다스림' 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 삶의 중심을 세상적인 가치에서 하느님 중심으로 전환하겟다는 실존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곧 다가올 대림절은 하느님이 이 땅에 오심을 기다리며 회개하는 절기입니다. 즉 하느님의 다스림이 실현되는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실존적인 결단을 하는 절기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다가 왔습니다. 회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