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의 하늘3
순자(荀子)의 하늘(天)3
天職旣立 天功旣成 形具而神生
하늘의 직분이 이미 섰고 하늘의 공적이 이미 이루어져서 만물과 사람의 형상이 갖추어 진다. 형상이 갖추어 지고 난 연후에 정신이 태어난다.
好惡喜怒哀樂臧焉夫是之謂天情
좋아함, 싫어함, 기쁨, 슬픔, 즐거움의 감정을 내면에 갈무리 하는 것을 일컬어 일반적으로 천정(天情)이라고 한다.
耳目鼻口形能 各有接而不相能也 是之謂天官
귀, 눈, 코, 입이 형태를 갖추고 그 본래의 기능을 하는 것은 각각 여러 사물과 상황에 접촉하면서부터이고 서로 다른 기능을 대신할 수는 없다. 이것을 일컬어 천관(天官)이라고 한다.
心居中 虛以治五官 夫是之謂天君
마음은 몸 가운데 자리잡고 사는데 비어있으면서 오관(五官)을 다스린다. 이것을 일컬어 천군(天君)이라 한다.
財非其類以養其類 夫是之謂天養
재물은 몸의 여러 기관과 종류를 달리하지만 몸의 여러 기관을 기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천양(天養)이라고 부른다.
順其類者謂之福 逆其類者謂之禍 夫是之謂天政
몸의 여러 기관의 작용에 순응하는 것을 복이라고 부르고 몸의 여러 작용에 거스리는 것을 화라고 말한다. 대체로 이러한 것을 일컬어 천정(天政)이라고 부른다.
暗其天君 亂其天官 棄其天養 逆其天政 背其天情 以喪天功 夫是之謂大凶
자연스럽게 다스리고 이끄는 하늘의 지배자(天君)와 같은 마음을 어둡게 하고, 천관(天官)인 오관을 어지럽히고, 만물을 자라고 기르는(天養) 생태계의 흐름을 포기하고, 천정(天情)인 자연스러운 감정을 어겨서 자기 몸을 잃어 하늘의 공덕을 상실하는 것을 일컬어 커다란 흉(凶)이라 부른다.
聖人淸其天君 正其天官 備其天養 順其天政 養其天情 以全其天功
성인은 하늘 임금인 마음을 맑게 하고, 하늘 관리인 다섯가지 감각을 바르게 하고, 자연스럽게 만물을 자라고 기르는 생태계의 흐름을 정비하고, 자연스럽게 다스려지는 사회 분위기에 순응하고, 천정(天情)인 자연스러운 감정을 기름으로서 그 공덕을 완전하게 한다.
如是則知其所爲 知其所不爲矣
이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자신이 해야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바로 알 수 있어서 자신의 본분을 다한다..
`
則天地官而萬物役矣 其行曲治 其養曲適 其生不傷夫是之謂知天
다시 말해서 하늘과 땅은 각기 자신가 맡은 바 일을 잘 다스리고 만물은 자기가 맡은 일을 담당하는데 이러한 활동을 자상하고 자세히 다스린다고 말하고, 이와같이 자기 자신을 기르는 것을 아주 적절하고 올바르다고 말하고, 이러한 삶은 자기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지 아니한다. 대체로 이와같이 하늘과 땅의 흐름을 알고 사람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하늘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故大巧在所不爲 大智在所不慮
그러므로 하늘과 땅이 만물을 다스리는 커다란 솜씨는아무것도 하지 않는 가운데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이루는 훌륭함에 있고 위대한 지혜는 애써서 깊이 고민하지 아니하면서 잘 다스리는 데에 있다.
所志在於天者 己其見象之可以期者矣
우리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자연스럽게 만물을 다스리고 이끄는 눈에 보이는 하늘의 방법에 뜻을 두고 우리 눈에 보이는 현상에 그쳐야 한다.
所之於地者 己其見宜之可以息者矣
우리 인간은 땅에 대해서도 눈에 보이는 여러가지 상황을 판단하는데 그쳐야 한다.
所志於四時者 己其見數之可以事者宜
우리 인간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에 대해서는 눈 앞에 보이는 현상으로 그 절기를 판단하여 계절에 맞게 일하는 데 그쳐야 한다.
所志於陰陽者 己其見知之可以治者矣
음양에 대하여 뜻을 둔 사람은 음양이 조화를 이루어 세상이 흘러간다는 것을 아는데 그쳐야 한다.
官人守天而自爲守道也
만인을 다스리는 성군은 하늘의 이치를 살피고 하늘의 뜻을 지키는 관리를 따로 두지만 스스로 천지 자연이 흘러가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행하여 인간이 마땅히 가야할 도리를 지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