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 이야기

친(親)과 종(從)에 대한 넋두리

가랑비01 2013. 10. 19. 18:12

친(親)과 종(從)에 대한 넋두리

 

외국인과 내국인이 많이 찾는 문화관광지를 방문했습니다.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여기저기 공연과 먹을거리로 구경하기에 바빴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문화축제, 조상님들의 그윽한 숨결을 느끼느라 모두 흥분되고 즐거운 발걸음이었습니다.

 

문화거리 중간에 어깨띠를 두른 사람들이 테이블을 놓고 서명을 받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온 아주머니에게도 서명을 하라고 했습니다. 아주머니는 고개를 흔들며 서명운동에 반대의 입장이라고 말하며 지나갔습니다. 그러자 서명을 권유하던 사람이 아주머니의 뒤통수에 대고 들으라고 큰소리로 혀를 차며 어떻게 자신들의 훌륭한 주장에 반대할 수가 있느냐며 뭐 저런 인간이 있느냐고 수군거렸습니다. 지나가던 아이들과 외국인들이 영문을 몰라 두리번거렸습니다. 무심코 서명을 하지 않고 뒤따라가고 있던 저도 뭔가 큰 잘못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알 수 없는 불쾌한 분노가 일어났습니다. 아름다운 주위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누구의 생각에 동조하여 따른다’ 는 것에 대한 생각 속에 빠져드는 나들이가 되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조직 간의 패싸움이 벌어지면 대다수의 힘없는 사람들은 싸움판에 휘말릴까봐 몸을 피하기에 바쁩니다. 어깨들은 멀리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잠재적인 상대방의 동조세력이 될지 몰라 위협하여 쫒아 버리기도 하고, 이쪽도 저쪽도 아니라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말할 줄 모르고 힘쓸 줄 모르는 힘없는 사람들이 멀리서 귀를 막고 말이 없어도 진실이 무언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망각되기도 합니다.

 

‘상대방에 동조하여 따른다’ 는 뜻으로 상용되어지는 종(從)과 친(親)이라는 한자가 2013년 대한민국 사회적정보망서비스(SNS)를 분주히 날아다녔습니다. 친(親)은 ‘보호자가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자신의 무리를 지켜보면서 보살피고 보호하다’ 에서 나왔다고도 하고, ‘나무를 심어놓고 나무를 보살핀다’ 는 의미에서 출발하였다고도 합니다. 친(親)은 ‘친하다. 사이좋게 지내다. 사랑하다. 어버이. 일가. 겨레. 친구’ 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종(從)은 ‘좇다. 서로 뒤따르다. 뒤쫓다. 본받다. 일하다. 모시다. 시중들다. 세로’ 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친(親)과 종(從)’ 은 ‘보살피고 본받는다’ 는 뜻으로 가정과 기업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참 좋은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종(從), 친(親 )’ 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종(從), 친(親 )’ 과 비슷한 의미의 영어로 ‘팔로우(follow), 리드(lead)’를 들고 싶습니다. 리더는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앞장서서 이끄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팔로워는 뒤에서 밀어주며 따라가는 사람입니다.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레인에 해당하는 리더뿐 아니라 손과 발이 되는 추종자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리더와 팔로워는 서로 보완적인 협력 관계입니다. 위대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효율적인 팔로워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리더와 팔로워는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리더와 팔로우의 관계는 성경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리더를 하나님과 예수님이라고 가정하면 믿는 사람들은 팔로워입니다. 태초에 땅은 형체를 갖추지 않고 혼돈된 상태였으며 어둠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위에 있었고 하나님의 신은 물 위에 움직이고 있었다고 성경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 혼돈의 세계에 하나님은 이 세상에 무엇이 필요하신지를 먼저 아시고 하나씩 질서를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인간을 만들고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축복하십니다. 하나님이 일주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셨느냐,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순서와 시간과 공간을 사용하여 천지를 창조하였느냐는 믿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처음사람 아담과 그의 아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계속 따랐더라면 그 후손들도 하나님의 축복 속에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삶을 하나님과 함께 하며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지 않았고 자신들의 욕심으로 선악과를 따먹어 선과 악을 스스로 판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 곁에서 쫓겨나 혼돈과 무질서와 불확실 속에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지시를 따르는 사람들과 하나님의 이끄심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욕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록으로 이어집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결국 하나님이 직접 인간 예수님의 모습으로 태어나 인간들을 위해 죽도록 팔로워가 되어 하나님에 대한 믿음 생활의 본을 보입니다. 먼저 그의 제자들에게 ‘나를 따르라’하고 생활하시면서 직접 본을 보여주셨고, 모든 것을 다 이루신 후에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고 내 양을 먹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무리들은 많았지만 그들의 의도는 여러 종류였습니다. 제자 중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던 유다 같은 자들도 있었고 예수님의 빈틈을 노리던 무리들도 있었습니다. 성경은 친(親)과 종(從)의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수없이 반복하여 보여 줍니다.

 

팔로워는 리더의 뜻을 알고 리더를 믿고 따라야 하며, 리더는 팔로워의 소망과 그가 알지 못하는 소질까지도 발굴하여 이끌어야 합니다. 리더와 팔로워는 서로 믿고 사랑하며 하나가 되어야 새로운 천지창조의 역사를 이룰 수 있습니다. 태초의 천지창조는 까마득한 옛날에 이루어진 알 수 없는 사실이라는 말도 되지만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려고 하는 지금 이시간도 위대한 순간인 태초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 기숙사에는 강아지가 한 마리 살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강아지의 이름이 ‘엘리’입니다. 알고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님’이라는 엄청난 뜻입니다. 직원 중 한 명이 집을 이사 가면서 놓고 갔는데 나중에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가서 여러 종류의 개를 키우면서도 데리고 가지 않아 몇 년 째 기숙사의 여러 직원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워낙 눈치가 빨라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금방 알아차립니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것 같습니다. 착하여 말을 아주 잘 듣고 모두를 공평하게 잘 따릅니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따르는 사람은 자신의 불편함을 인지하고 오물까지 치워 주는 사람을 진심으로 눈에 안보이게 더 따릅니다. 숙소의 강아지를 보면서 강아지를 진정으로 따르게 하는 친권자가 누구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개별 집단의 이익이 아닌 국익을 위한 친(親)이니 종(從)은 아름답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끊임없이 선진기술을 벤치마킹하며 선진기업의 모든 것을 팔로우 해왔습니다. 이제 후발 개발도상국들의 기업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벤치마킹하며 따라옵니다. 나랏말씀이 중국과 달라 말하고자 하는 말이 있어도 기록하여 전달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는 백성들의 실상을 정확히 이해하시고 무엇이 그들에게 필요한 지 아시고 갖은 방해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백성을 ‘궁휼히 여기심’을 그리워하며 세종대왕 같은 어진 지도자와 그를 믿고 따르는 추종자를 간절히 기대하는 가을날입니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 우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