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
<말장난>유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쉽게 어울리고 쉽게 헤어진다.
복잡하고 깊게 생각하는 것은 멀리 하게 되고 즐겁고 유익한 일에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많다.
결혼은 만남 중에서 가장 중요하며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결혼을 꼭 해야 하는가는 정답이 없다. 이제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된지 오래다. 어떤 기업인은 많은 기업이 어려움에 처해지는걸 보고 당좌수표를 처음 발행하여 사용할 때의 여유는 잠깐이고 어음을 발행하는 그 순간부터 부도를 향해 달려가는 듯하다고 안타까워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요즈음 갈수록 이혼율이 높아져 결혼은 이혼하기 위해 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들린다. 결혼할 때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백년해로하라'는 주례사는 '같이 사는 동안 서로를 위해 즐겁고 좋은 일만 가득하라'로 바뀌었다지요.
결혼에 대한 관념도 남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요. 맞벌이가 보편화되었지만 경제적으로 남자가 부양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에 집에 돌아와서는 외국에 비해 가사분담 역할이 아직까지 크지 않다.
선진국일수록 남자의 가사분담율이 커지는데 우리도 점점 남자가 집에서 담당하는 일이 많아지는 추세이지요. 부양의 의무만 빼면 남자는 결혼하는 게 유익이 많으며 홀로 살 경우에는 궁색해지는 경우가 많다.
여자의 경우에는 경제적 능력이 향상되면서 결혼을 하지 않고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출산, 가사 등으로 중단함이 없이 계속하면서 홀가분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여자는 결혼한 그 날부터 무덤이고 남자의 사회적 능력에 다라 종속되어 평가되어 진다고 한다.
결혼하는 순간 행복은 끝나고 고생길로 접어드는 출발이라고도 한다. 결혼하는 순간부터 내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남편과 자녀의 그림자로서 보조하며 살아가고 나라는 존재는 없다고 하소연하곤 한다.
아무튼 여자의 경제적인 자립 능력과 사회적인 개인주의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이혼율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예로부터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해왔다. 칼로 물을 아무리 베어도 그대로 다시 합쳐 진다. 하지만 이 말도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가고 있다. 요즈음에는 부부나 친구가 아주 사소한 말장난으로 시작된 다툼으로 참지 못하고 갈라지기 일쑤이다.
현대에는 친구나 부부 사이의 말다툼을 '바늘로 풍선 터뜨리기 놀이'라는 신조어로 부른다지요.
동아시아에서 우리의 한류가 인기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개인간의 관계나 가족 이야기를 많이 다루었기 때문이라고 발표되었다.
근세의 동아시아는 사회주의나 국가주의 틀속에서 충성이니 신의니 하는 덕목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사고에 익숙한 나라들에서 한류가 좀 더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부부는 일심동체이고 무촌이라고 했다. 부부가 되면 너와 나의 구별이 없어지고 하나의 공동 운명적 존재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나이기 때문에 따로 떨어져 있는 미움과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자신 자체로 생각했다.
부부간의 호칭도 외국에서는 사랑이니 애인이니 호칭이 다양하지만 우리에게는 '여기 보시오'의 준말인 '여보'만 있었다. 선조들은 부부나 친구 사이의 친밀도를 다른 사람 앞에서 다정스럽게 보이는 것을 부끄러하고 꺼려하였다. 자신들이 속한 마을이나 사회 공동체를 의식하는 분위기였다.
우리는 결혼하여 애인이 부부가 되면 열렬히 사랑했던 애인관계는 그냥 그런 부부관계로 표현되어지고 애인관계라는 말은 슬그머니 어디로 간다. 애인이라는 말도 현대에 와서 다른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경제성장과 개인주의 영향 등으로 우리는 근대사회보다 애정표현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적극적인 친밀한 모습으로 애정이 아주 깊어 진 듯하지만 헤어지는 일이 반비례하여 갈수록 많아 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이러다가 결혼이라는 말 대신에 한시적인 계약 기간을 나타내는 말로 대체 될 지도 모른다고 우스개 소리를 한다.
눈만 열면 사랑이고 귀만 열면 들리는 게 사랑입니다. 시를 지었다하면 사랑타령이 많지요. 얼마나 사랑 받고 싶으면 입만 열면 사랑일까요. 사랑의 홍수 속에서 사랑에 목말라 하는 목소리뿐이지요. 사랑을 외칠수록 사랑은 더 도망가는 지도 몰라요.
우리네 부부 사이는 싱겁지만 끊임없이 신선함을 주는 무엇이어야 한다지요. 그리고 순간적으로 혀끝을 즐겁게 하는 식당의 화려한 요리 보다 무미건조한 쌀밥을 평생 먹고살아 가는 것과 같다지요.
불가에서는 부부의 인연이란 사람이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인과 살아 갈 때의 연을 낳게 되어 과거와 현재의 행위가 쌓이고 쌓여 수천 억겁의 인연의 굴레 속에서 얽히고 섥혀 필연적으로 이루어진 사이라고 합니다. 어렵게 이루어진 인연을 소중히 여기여야 하겠지요.
한 번 인연으로 맺어진 친구나 부부 사이를 소중히 여기고 옛사람들처럼 하나라고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런지요
.물론 제가 더 많이 실천해야겠지요. 친구나 부부사이가 하나로 되기를 바래본다.
우리들이 둘이 아닌 하나라면, 내 성질이 나쁘다고 나의 손발을 없앨 수 없지요. 한 번 맺어진 인연으로 멋 있어도 나의 일부, 못났어도 나의 일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시다. 나의 일부로 운명지어진 이 모습 이대로를 나를 포함하여 우리모두 신뢰하고 사랑합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고통과 좌절을 함께 하고 극복했을 때 가정과 국가가 발전하는 경우가 많지요. 약간의 경제적 어려움에 말장난하여 화내지 말고 의견을 모아서 함께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한 듯하다.
두서없는 글을 읽어 주신 님들께 감사드리며 모두 건강하시고 친구들과 가정에서 하나됨을 이루시어 행복이 가득가득 하시고 소망하신 일들 반드시 이루시길 바랍니다.
꽃샘추위로 쌀쌀하여 따사로운 봄햇살을 느낄 틈이 없지만, 나무마다 꽃망울이 가득하고 가지마다 새싹이 움트네요. 오늘 꽃집에 들어가 보니
완연히 봄이네요. 특유의 흙내음과 꽃향기가 진동하네요. 화사한 흰 꽃, 노란 꽃, 분홍 꽃들이 봄바람에 살랑이네요. 아름다운 색채의 잔치가
벌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