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48 <큰 나라>
해맑은 미소일기
<큰 나라>
2005년9월
"아빠~, 너무 시끄러워요."
"아빠가 지금 손님과 이야기하고 있잖아."
"그래도 텔레비 소리가 안 들리니 조용히 해
주세요."
"........................................"
"아~빠, 안 보이잖아요."
"지금 급히 전화 걸어야 하니까 이해해라."
"나도 지금 텔레비 보아야 한다구요."
"도대체 무얼 보시는데?"
"토끼가 당근을 먹어요. 맛있게 먹어요. 껍질도 같이 먹어요. 나도 당근 껍질까지 먹어야지. 당근 너무 맛있겠다."
"우와! 토끼는
당근을 좋아하는구나!"
"아빠, 세상에서 제일 큰 나라가 어디야?"
"러시야."
"두번째는?'
"캐나다이던가.."
"그럼, 토기나라가 커. 서울이 커?"
"토끼나라가 크지. 토끼나라는 나라이고 서울은 도시야."
"텔레비에 나오는데 토끼나라는 이 백만이고 서울은 일 천만 명이라고 했는데?"
"그러네. 크기가 꼭 땅 크기만은 아니지. 옛날에도
인구가 많아야 큰 나라였었지.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는 땅이 작지만 무지 큰 나라이네."
"맞아요, 아빠. 친구들이 우리나라가 토끼나라보다 작다고 그랬어요. 가서 꼭 이야기 해 주어야지."
-----------------------------------------------------(해맑은 미소일기)-------------
요즈음 미소가 가을을 타는가 봅니다. 밥도 잘 안 먹고 아이스크림만 사 주라고 떼를 씁니다.집에서는 사탕이나 음료수를
거의 안 사주는데 유치원에서 학부모님들께서 선물하신 사탕을 많이 먹더니 입맛을 잃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집에서 형아하고 있는 것이 답답한 지 아빠가 저녁 먹으러 들어오고 엄마가 어린이나라에 잠깐 가는데도 집에 안 있고 엄마를 따라 가겠다고 조른답니다. 오늘 저녁에도 비가 오는데도 어린이나라에 비를 맞으면서 어김없이 따라 나왔답니다.
어린이 나라에는 장난감이 많아 찾아 오시는 사람들이 장난감 집 아들이여서 장난감을 실컷 가지고 놀 것이라고 부러워하지만 동심이가 그렇듯이 미소도 장난감이 많지는 않습니다. 미소도 장난감으로 먹고 산다는 것을 어렴풋이 이해를 하는가 봅니다.
미소도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눈여겨 보았다가 한 번 달라고 시작하면 기어이 갖어야 하는 집념은 있답니다. 며칠 전에도 미키로 된 빨갛고 예쁜 싱크대 놀이를 끈질기게 원하여 주었답니다. 빠알간 싱크대를 보름여 동안 잠 잘 때까지 놀면서 지지고 볶으고 요리를 하다가 잠자리까지 끼고 잠을 잤답니다.이제는 책상위에 가지런히 모셔 놓고 매일 확인만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니 지하철' 장난감을 달라고 졸라서 엄마는 팔아야 할 물건이고 밥을 잘 먹어야 준다고 말씀하셨답니다. 미소는 아빠를 보자 '미니 지하철' 장난감을 들고 아빠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어서 결국 아빠가 뜯어 주었답니다. 문제는 지하철 모양을 만드려고 하다보니 지하철 꼭대기에 전기가 통하는 안테나가 무척 허술했답니다. 아빠는 견고한 장난감만 골라 오시는데 미소와 같이 물건을 구하러 가서 고민을 하다가 아이들이 기차를 좋아해서 선택했답니다.
미소가 하루종일 미니 지하철을 가지고 놀다가 그만 안테나를 부러뜨렸답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붙여 달라고 울상이며 테이프로 부치는 흉내를 냈습니다. 아빠가 그것은 없어도 되는 것이니까 그냥 가지고 놀으라고 해도 울상입니다. 할 수없이 아빠가 물건 구입한 곳에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하고 새것으로 교환해 주면서 다시 쉽게 부러지니 그냥 가지고 놀기를 부탁했습니다. 아빠는 그냥 안테나를 달지 말던지 안테나가 안 떨어지게 만들던지 했어야 한다고 가져 올 때부터 그러셨는데 결국 미소가 그 일로 짜증이 났습니다.
팔리지 않는 장난감이나 고장난 장난감을 미소에게 주면 작동이 안된다고 미소가 짜증을 냅니다. 그래서 미소 아빠는 미소에게 불량 장난감을 주지 못 한답니다. 장남감 가계를 하고 있다고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무조건 줄 수도 없답니다. 갖고 싶어하는 욕구와 호기심과 애착이 없이 구한 장난감은 아이들이 오래 가지고 놀지 않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