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고... 다른 방, 다른 곳에서 다른 사건이 일어난다. 우리 삶에서 열리고 닫히는 많은 문들이 있다. 어떤 문들은 조금 열어둔 채 떠난다. 다시 돌아올 희망과 포부를 안고, 또 어떤 문들은 꽝 소리를 내며 격렬하게 닫히고 만다.
떠남은 다른 곳으로 다다르는 것으로 이어진다. 한 문을 닫고서 그 문을 뒤로하고 떠나는 것은 새로운 전망과 모험, 새로운 가능성과 동기를 일으키는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양말고는 어떤 것도 죽지 않는다. 본질에서 자연계로 건너가는 것은 탄생이요, 자연계에서 본질로 돌아가는 것은 죽음처럼 보일 뿐이다. 실제로 창조되거나 사멸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다만 눈에 보이거나 안보이게 될 뿐이다."(아폴로우니우스)
"나는 다르게 묻고 싶다. 사람은 그가 속해 있는 우주와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해 가는가? 내가 이르게 된 결론은 삶이 본질에서 아주 다른 경험의 영역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삶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그 복합적인 것의 하나는 삶의 길거나 짧은 지속시간을 갖는 여러 조각들로 나누어 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조각의 삶이든 이 땅에서 우리 삶을 이어가도록 해주는 몸의 기관보다는 영속적이라는 것이다."
우리 삶에는 너무 많은 '나'가 있다. 저마다의 인격은 우리의 본체가 아니라 우리가 걸치고 있는 무엇이다. 우리 몸은 우리가 아니다. 우리 몸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우리다. 우리 생각 또한 우리가 아니다. 우리 생각에 지침을 주는 것이 우리다. 우리의 감정은 우리가 아니며 우리 감정을 느끼는 것이 우리다. 우리는 가치있거나 또는 한탄할 만한 인격으로 세상을 좋게 만들기도 하고 망칠 수도 있다.
우주는 너무 광대무변하여 낱낱의 인격과 맺은 관계를 초월해 있다. 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은 우리 자신의 작은 자아 속에서가 아니라 우리 삶이 전체와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고 그 속에서 우리의 삶을 꾸려 나가는 것이다.
도대체 나는 무엇이며 누구일까? 우리는 우리 몸을 나의 것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우리 몸 속에서 살지만 몸이 곧 우리는 아니다. 우리 삶에서 내내 확대되고 중심을 이루는 이 나는 무엇이며 누구일까? 우리는 삶이라는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는 부분들이다. 유일한 실재는 전체성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체로서의 자의식이다.
삶은 모든 사람에게 기회와 함정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가능성의 그물망이다. 모든 생명체는 그 존재의 모든 순간을 통해 자신의 음표, 노래를 더해주며 삶을 꾸려 감으로서 그 표적을 남기는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의 존재양식, 행위, 생각에 어떤 부분이든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끝으로 생각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죽음은 변화이다. 낮에서 밤으로 바뀌는 것과 비슷하게, 언제나 다시 또다른 날로 이어진다. 두 번 다시 같은 날이 오지 않지만 오늘이 가면 또 내일이 온다."
사람의 몸뚱이는 생명이 빠져나가면서 먼지로 바뀌지만, 다른 모습을 띈 삶이 그 생명력을 이어간다. 우리가 죽음이라 부르는 변화는 우리 몸으로 보아서는 끝이지만, 같은 생명력이 더 높은 단계에 접어드는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삶은 그렇게 계속 이어진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 죽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과 어떻게 맞이하느냐가 중요하다.
죽음에 맞닥뜨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데 얼마나 많은 방법들이 있는가? 죽는 사람 수만큼이나 많다. 죽음이 실제로 어떨지는 갈 때까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것을 뒤틀린 떠남, 또는 꽝 닫힌 문처럼 만들 수도 있고 또는 조화로운 정점, 절정으로 만들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바람직하기로는 열린 눈과 감각을 가지고 떠나며, 옮겨감을 환영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 준비하면 우리는 분별있고 평온한 마음으로 뜰을 걸어내려가, 문을 열고 그 길의 모든 과정을 눈여겨 보면서 갈 수 있다.
"일은 사람이 늙는 것을 막는데 도움을 준다. 일이 곧 내 삶이다. 나는 일이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다. 일하는 사람은 권태롭지 않고 늙지 않는다. 일과 가치있는 것들에 대한 관심이 늙음을 막는 가장 훌륭한 처방이다."
모든 것은 덧없으며 사라진다.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지만 어떤 것도 이 우주에서 사라지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은 인과율의 흔들리지 않는 법칙 속에서 다른 모든 것과 이어진다. 나는 삶이 하나의 통일체로서, 일단 한 번 생겨난 사랑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느낀다. 한 번 생겨난 사랑은 그 자리를 가지고 있다.
'나는 사랑한다'고 느끼는 삶은 하늘의 영광을 더하는 것이다. 사랑은 영원히 진행되고 존재한다. 사랑은 원천이자, 목표이고, 완성의 도구이다. 사랑에 참여하고 사랑을 주는 것은 인생의 가장 위대한 보답이다. 사랑에는 끝이 없으며 영원히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랑과 떠남은 삶의 일부분이다.
책제목 :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충주 이학사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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