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마음
유찬호
"말씀이 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이 자기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분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요한1:10)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을까? 혼자 묻고 답을 얻은 적이 있습니다. 정해진 정답이 있는 물음이 아니었기에 편하게 묻고 편하게 답을 얻었습니다. 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까닭을 '사람이란 나와 다른 존재와의 관계를 통해 변화되고 성숙되어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재 그 자체만으론 사람과 꽃 중 어느 하나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겠지요. 사람은 사람 그 자체만으로, 또 꽃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이니까요. 그런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노래한 것은 사람은 '나'라고 하는 존재와 다른 존재들과의 만남, 즉 '관계'를 통해 사랑, 자비, 희생을 배우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자비의 힘을 깨닫고 '나'를 버릴 줄 알며 새로운 '나'로 거듭날 줄 아는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으로, 참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나'와 다른 이들과의 끝없는 만남, 관계를 넓고 깊게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계절의 변화가 경이를 안겨주듯 사랑의 사람으로 변화하는 사람이 참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복음서의 말씀은 사람이 참사람이 되게 하는 생명의 말씀입니다. 즉 하느님이 주신 본래의 사람 모습을 찾을 수 있고 깨닫도록 인도하는 구원의 말씀입니다. 인간존재는 모두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귀한 존재들임을 성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귀한 존재들이 참 사람, 즛 하느님이 주신 본래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새롭게 거듭나야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비의 애벌레가 세상에 태어나면 그 순간부터 새로 거듭나기 위해 몸부림 쳐서 드디어 허물을 벗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듯 인간도 누구나 새로 거듭나야함을 강조합니다. 세상에 태어난 애벌레가 껍데기를 벗지 못하고 새로 태어나지 못하면 죽듯이 사람도 세상에 온 이상 자신의 껍데기 를 벗고 거듭나는 존재의 변화를 겪어야 만이 살아있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고 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복음서는 우리들이 고치 껍데기를 벗고 참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 말씀에 있음을 알려 줍니다. 말씀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들이 거듭나고 생명을 얻을 수 잇다고 전합니다. 그런데 말씀인 예수 그리스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성서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를 알기 위해선 성서 말씀을 보아야 한다고 전합니다. 이 성서 말씀 속에 그리스도에 관한 신비가 담겨져 있다고 전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에 관한 이 신비의 말씀과 구원의 말슴을 받아들이지 않고선 누구도 새로 거듭나지 못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 성서 말씀은 주님이 주신 구원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성서는 우리들이 주님과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안내책자입니다. 성서를 통해 주님을 알고 주님을 만나게 될 때 드디어 우리는 껍데기를 벗고 새롭게 태어나는 존재의 변화를 겪게 되고 신비를 경험하게 됩니다.
주님을 만나게 될 때 우리는 살아계신 하느님을 깨닫게 되고, 하느님의 권능을 경험하게 됩니다. 주님을 만나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말씀을 통해 주님과 깊은 관계를 맺으시길 빕디다. 사랑이신 주님과 깊은 영적 교감을 이루며 사는 삶, 그런 삶이 진정 아름다운 삶이 아니겠습니까? 꽃보다 아름다운 존재로 우리를 창조하시고 부르신 주님께서 지금 교우님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지금 조용히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00야! 넌 나를 만나고 싶지 않니? 그래서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된 모습으로 살고 싶지 않니?'하는 주님의 음성이 들리실 것입니다. 조용히 찾아 오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 기쁜 날 괴시길 빕니다.
나눔, 그 아름다운 삶 / 유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