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는 사람은 먼저 목적지를 정합니다.
학문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맨 먼저 뜻부터 세워야 합니다.
뜻을 세운다는 말은 입지(立志)입니다.
입지는 올바른 길을 가겠다고 확고하게 마음을 정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길이란 무엇일가요?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마땅하고 올바른 길입니다..
올바른 길은 무한히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생명의 길입니다.
생명의 길은 육신의 정욕과 보이는 세상의 자랑과 안일함을 추구하며 반복되는 일상적인 길이 아니라 지극한 기쁨으로 끊임없이 다시 태어나며 변화하는 길입니다.
마땅히 가야할 중용의 길을 벗어나지 않고 올바른 길을 가는 사람은 성인(聖人)입니다.
성인의 길은 천지와 더불어 하나가 되는 길입니다.
‘뜻을 세운다는 것’은 나 자신이 성인이 되겠다고 강하게 결심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하늘로부터 성인이 될 수 있는 능력과 성품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성인과 보통사람을 비교하여보면 기질에는 맑음과 흐림, 또는 순수와 불순의 차이는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확실히 정하고 몸소 실천해서 자기가 물들어있는 옛 풍습을 버리고 자기가 타고난 본래의 성품을 회복하게 된다면 여기에 터럭만큼도 보태지 않아도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항상 분발해야 합니다. 사람의 성품이란 본래 착해서 옛날과 지금의 차이나 지혜 있고 어리석은 차이가 없습니다. 우리가 성인이 되지 못하는 것은 뜻을 제대로 세우지 못 하고, 아는 것이 분명하지 못하고, 또 행동이 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뜻을 세우고 아는 것을 분명하게 하고, 행동을 확실하게 하는 일들은 모두 나 자신에 있는 것입니다.
타고난 용모를 바꾸어 추한 것을 곱게 바꿀 수는 없습니다, 타고난 힘이 약한 것을 변화시켜 강하게도 할 수 없습니다. 키가 작은 것을 변해서 크게 할 수도 없습니다. 이것은 사람마다 모두 이미 정해진 분수가 있어서 그것을 고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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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직 한 가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마음과 뜻입니다. 마음과 뜻은 어리석은 것을 변화시켜 지혜스럽게도 할 수가 있고, 못생긴 것을 변화시켜 어진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비어 있고 차 있고 한 것이 본래 타고난 것에 구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 있어서 지혜스러운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어진 것보다 더 귀한 것은 없습니다. 나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마음속에 두고 뜻을 세워 신념을 견고하게 가져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누구나 올바른 사람의 지경인 성인의 경지에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뜻만 세우고 내가 입지했노라고 말만하고 학문과 행동에 힘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습니다. 뜻을 세웠다고 하지만 그 실상은 학문을 하려는 정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 뜻의 정성이 정말로 학문에 있다고 하면 어진 사람이 될 것은 정해진 이치입니다. 성인을 남에게서 구하고 뒤에 하자고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입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이 입지를 근본으로 해서 계속하여 학문에 힘쓰고 행동함에 남에게 뒤질까 걱정하며 노력해야만 비로소 목적한 바를 성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문헌 : 이율곡 선생의 ‘격몽요결 입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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