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환하게 피었을때
나무 밑에서 베르테르의 편지라도 읽어야 되는거 아닌가?
아님 편지라도 쓰던가 , 좋은 시라도 읖어야 되는데...
목련 꽃의 절정이 빨리 끝나기 전에 뭔가라도 해야 될것 같은 감성에 아직도 나는
사춘기 소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현실적인 사고와 이성적인 것들이 더 요구 되는데
감성에 사로잡혀
막 피어나는 꽃들의 모습을 보면서
분홍빛 하늘 하늘 한 진달래꽃이 되어 눈시울도 적셔보고
노오란 개나리 되어 보고
흐드러진 벚꽃도 살랑살랑 되어보고
마당가득 감도는 천리향 향기에 몸서리도 쳐본다.
경기가 안좋다고 나를 닥달해 보았는데
스스로 힘들고 견디기가 참 버거웠다.
두 아이들의 좋은 엄마가 되는 일도 늘 부족하고
야단만 치는 것 같고
아직 어린것들을 다 큰 사람취급해
잔소리하고
안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아이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이 독선적이고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느낌이 스스로 많이 들고
특히 남편이랑 말다툼이라도 하고 나면
그 화가 아이들에게 가는지 ....
아니 그럴려고 하는 데도
부드럽고 다정한 말투보다는
소리지르게 되고
닥달하게 되고
조금 늦게 행동하는 모습에 과감히 일격이 가해 지면서
"여태 뭐했니 "
"시간이 몇시인데..."
옆에서 봐주고
대화하고 하면서 '이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와 ! 무지 잘하는데 ... 그런데 이건 이렇게 하면 어떨까
좀 속도를 내서 하자 .... 다하니까 좋지 얼른 씻구 자자" 하면 무지 잘하는 아이를
가게에서 들어 와서는 완벽하게 해 놓기를 기대하는 건 내 욕심일까?
'어떤 날은 이게 뭐지 '하는 생각에 나를 힘들게 한다.
힘겨워하고 아이들을 야단 치는 내 모습이 무지 마음에 안들고 싫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중요한 걸 잊고 사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어느새 목련도 다 떨어지고 진달래도 마지막 몇잎이 남아서 더 한들거리고
벚꽃도 바람에 날아가고 있다.
아쉽다.
이 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무언가를 해야 되겠다는
강박관념이 나를 괴롭힌다.
올 봄엔 나를 편하게 못놔두고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지 모르겠다.
에~~ 마음이 비워지지 않아서 인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 책을 한번 더 읽어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