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신민 / 신채호

가랑비01 2008. 5. 17. 00:55

신민(新民)

     申采浩

 

  슬프다 동포여! 아는가 모르는가. 꿈을 깨었는가. 수평의 모옥(茅屋)도 나의 집이 아니며 수전()의 산전(山田)도 나의 토(土)가 아니며 문전의 상자(桑) 나의 초목이 아니며 동구(洞口)의 수류(水流)도 나의 간수(澗水)가 아니다.

 

 내 몸이 죽어서 묻힐 땅이 없으며 나의 자손이 자라서 거(居)할 실(室)이 없으니 눈을 들어 하늘을 앙시(仰視)함에 능히 낙루(落淚)를 금하며 검(劍)을 발(拔)하여 지(地)를 작(斫)함에 능히 약동함을 억제하랴...

 

 희(噫)라! 이 나라는 내 나라인데 아(我) 욕사(慾死)하며 이 나라를 어디다 버려 두며, 아(我) 험은(險隱)코자 할진대 하인(何人)에게 위탁할 것인가....

 

 위국(爲國)이란 어떻게 하는 거냐....

 

 아, 석일(昔日)부터 자신(自新)치 못하여 악수악과(惡樹惡果)를 금일에 수(收)케 되었으나 금일 진실로 능히 자신(自新)할진대 선수선과(善樹善果)를 타일에 거둘지라, 오늘 위국하는 길은 역시 자신(自新)일 뿐인지라. 

 

 자신은 어떻게 하느냐. 구몽(舊夢)을 연속커든 일고(一鼓)로써 환성(喚醒)하며 구습이 전면()커든 일도(一刀)로써 쾌단하여 금일 금시부터 새로이 맹세하되 아는 일신을 불고하고 이 나라를 유신하기를 목적한다....

 

 신민회(新民會)는 무엇을 위하여 일어남이요? 민습의 완부(頑腐)에 신사상이 시급하며, 민습의 우미(愚迷)에 신교육이 시급하며, 열심의 냉각(冷却)에 신제창(新提唱)이 시급하며, 원기의 모패(耗敗)에 신수양이 시급하며, 도덕의 타락에 신윤리 시급하며, 문화의 쇠퇴에 신학술이 시급하며, 실업의 조췌(凋悴)에 신규범이 시급하며, 정치의 패부(敗腐)에 신개혁이 시급이라. 지리한 겁몽(劫夢)에 한 사람도 신(新)을 원치 않는 이 없도다.

 

 급급함이여. 단하루라도 불급신(不急新)이면 이는 아국(我國)이 일층 지옥에 함입(陷入)이라. 금일 신(新)키 불능하며 명일 신키 불능하여 필경 만겁의 지옥에 함입(陷入)하여, 인종은 멸절하고 국가는 구허(丘墟)가 되고 말 것이니..... 무릇 아(我) 한인은 내외를 막론하고 통일연합으로써 기(其) 진로를 정하고 독립자유로써 기 목적에 세움이니 차(此) 신민회(新民會)의 발원(發願)하는 바며 신민회의 회포하는 소이(所以)이니 약언(略言)하면 오직 신정신을 환성(喚醒)하여 신단체를 조직한 후에 신국(新國)을 건설할 뿐이다.

 

                                                                  출처:  단재 신채호 / 최홍규 /  태극출판사

 

 

  [풍채채]  新새신  刷新쇄신 묵은 것을 없애고 새롭게(좋게) 한다. 

 밭 갈 전; 밭 갈다, 사냥하다, 수렵의 통칭, 봄 사냥전

산뽕나무 자; 산뽕나무, 산상(山桑), 적황색, 사탕수수

澗 계곡의 시내 간; [jia?n]계곡의 시내, 큰 수를 나타내는 말, 간수

 [깰성]

 纏 얽힐 전; 얽히다, 묶다, 줄,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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