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水山雨>
아침 저녁으로 쌀쌀함에
뼈속으로 스며드는 차가움에
젊어서 자취하던 시절
춥고 배고픈
순간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 왔네요.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아침을 짓기 위해 메마른 손을 찬물에 넣으면
어찌 그리도 손이 시리고 쓸쓸하여지고
연탄가는 것이 어찌 그리 서러운지...
어쩌다 연탄불을 꺼뜨린 날은
학교 준비도 해야 하고
연탄불도 살려야 하는데
따스한 고향 생각에
마음이 더욱 추워졌지요.
아직도
이른 시간
늦었다고 창가에 참새가 찾아와
짹 짹 짹...
어서 일어 나라고 바가지 긁는 소린지,
아님 좀더
자라는 애정의 권유인지 아리송해...
하긴 더 자 봐야...혼자 누워 있는 침대 재미 하나도 없어
마눌이라도 옆에 있다면
찐한 뽀 하면서 가을 아침의 향기를 만끽 했겠지만
얼른 산책이라도 나서는게 현명한 일이지 싶어 궁둥이 털고 나온 아침.
햇빛들의 마중과 가을의 맑고 고운 기운에 흠씬 흠씬 즐거워하면서
그래.. 이 단순하고 소박하고 깨끗한 기운이라니...
이리 아름다운 세상에서 40년 이상을 살게해준 고마운 얼굴들도 잠시 잠시
떠올리며 타박 타박...사브작 거리며 오전 내내 길을
걸었다.
어...푸른 빛 가득 레몬즙 냄새나는 기억들이며
황금색으로 나는 이파리들은 다 어디서 온거지.
사방은 지금
황금 융단으로 가득하다.
설령 이 황금색 융단이
퇴색의 의미로 치장된 아쉬움과 회한으로 가득한 금빛 이더라도
결실의
시간을 지나 이젠 안식으로
한 생을 마무리 해야 하는 휴식의 평온으로
마음을 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던 오후.
철 모르던 20대와 30대의 열정도 어느사이 40대 중반인 올 한해 2005년도
달랑 한 장 남긴 달력이며...망년회를
예고하는 통고 들이 부쩍 눈에 띈다.
한 해의 거의 꼬리부근인 11월 늦 가을의 주말 저녁.
오늘 같은 날이 바로 인생에
있어서 내 모습 아닐까.
금새 아침이 점심이고 저녁이라니...
참...시간 빠르네.
가까운 이들의 부고장이 낙엽처럼
눈앞에서 날리는데
이젠 ...남아있는 시간들 하얀 눈 발에 날리는 아이들 환성처럼
이쁘고 활기있고 신나는 웅성임으로 채워야겠다.
생활을 즐겁게 느끼고, 풍부하게 만끽하고 즐거워하는것이
어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싶은 주말저녁.
전화를 걸어야 겠다.
다 망해 먹어서 거지가 되어버린 초라하고 남루한 내 친구
소주나 한잔 하자고...
첫눈
첫 만남의 떨림일까
그저 아스라한 울먹임 가득한 망설임.
눈 빛 가득
전해져 오던 깊고 깊던 응시
내게 머물던 날의 기억 같은건
첫 정에 밀려 밀치고 밀쳐도
잡아 당겨지는 아득함
이였어.
눈빛 고운 여인의 모습만 봐도
스치듯 스쳐 가는 스침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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