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이야기

재래시장

가랑비01 2005. 10. 8. 06:04
재래시장에 가보면...썰렁하기가
흡사 추운 겨울밤 찬바람이 쌩쌩 부는 들판 한 가운데를 종종 걸음으로 걷는 기분이다.

웬 놈의 물건들은 좌판이며...빈 가게를 잠시 임차해서 반짝 세일하는 곳이며,
널리고 널린게 물건이요 재고품인데...
손님들은 철 지난 바닷가의 해변 마냥이나 희미하고 을씨년스럽다.

저녁마다 한 잔 하려 먹자골목을 지나보면 손님 없기는 매 일반이요
빈 택시 일색이다.
하긴...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식당이요 주점이니...
느는건 피시방에 화로구이집, 노래방, 주점...맨 먹자판 일색이니 장사가 되 봐야 얼마나 되는걸까만.

예전처럼 가내공업 공장이며 하청집들은 눈에 거지반 사라진지 오래고...
이런모습 보면서 난 *****나라의 어두운 풍경이 기우처럼 전해져온다.
*****나라야...너무 많이 노느라고 망한거지만...
한국이야...일하고 싶어도 알 할 수도 없는데다가 웬 놈의 경쟁은 이리 심할까 싶으니...

1970년대...서울변두리 달동네의 모습이며...산동네들.
잠실주변의 모래밭이며...강남의 신사동부터 말죽거리까지는...참 먼지바람 풀풀이였는데...
요즘은...서민 아파트 한 채가 보통 몆 억이니....
맨 정신 맑은 정신으론 도무지 살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사람들은 물건이 싸다고 대형매장이나,마트로 간다.
서민들은 소득이 점점 줄어들고 핸드폰 요금에다 아이들 학원비 빼주고 나면
거지반 쓸 돈도 없은것 같다.
통신비...전혀 서민 경제엔 경제적이지 못한 소비 아닐까 싶다.

돈이 돌아야 서로 사고 팔고...소득이 생기는데...
서민은 그저 쓰고 또 쓰고 나면...주머니에 먼지와 근심만 채워질 따름아니랴.

스트레스도 풀겸,삶의 위로도 필요할겸
백날...말로만 입으로만 하는 사랑의 허망함처럼
사람들은 인터넷세상의 허망함에 물들어 가고 감염이 되가면서....

책 한권 사서 읽을 줄도 모르고
현실은 점점 각박해가고 메말라 가기만하니... 나는 자꾸 우울해져가고
중독이 된채로 시들시들해진다.

사람과 사람들이 만나서 실질적인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재래시장의 활기처럼
지지고 볶고 살아야 하는 모습이 그리운 저녁.

아파트 한 채 두채만 가지고 있어도 부자가 되는 지금의 경제적 현실은 분명 비극이다.
우리 한국 사람에겐 견디기 힘든 지독한 비극이라고 나는 믿는다.
나는...자꾸 무신론적으로 사변적이 되어가면서
그래서인지
**의 사상에 물들어가고 **적 사고에 관심이 깊어가고 있나보다.

(사랑하는 친구로부터 방금 온 따근따끈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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